서론: 100만 원이 두 번 인출되는 악몽, 동시성 이슈
은행 앱에서 동시에 두 번 송금 버튼을 눌렀을 때, 잔액은 한 번만 줄어들지만 돈은 두 번 보내지는 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떨까요? 데이터베이스의 동시성(Concurrency) 제어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생존 문제입니다. 특히 트래픽이 폭주하는 티켓팅 서비스나 실시간 재고 관리 시스템에서 인터리빙(Interleaving)으로 인한 데이터 꼬임 현상은 치명적입니다. 본 글에서는 교과서적인 정의를 넘어, 실제 대규모 트래픽 환경에서 발생하는 동시성 문제의 패턴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모던 아키텍처 전략(MVCC, 분산 락)을 심층 분석합니다.
핵심 원리의 심화: 인터리빙과 갱신 손실(Lost Update)
인터리빙(Interleaving)은 CPU가 여러 트랜잭션을 번갈아 처리하면서 마치 동시에 실행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치명적인 갱신 손실(Lost Update) 문제가 발생합니다.
인터리빙의 함정 시나리오
예를 들어, 재고가 1개 남은 상품을 A와 B가 0.001초 차이로 구매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 A가 재고를 읽음 (재고: 1)
- B가 재고를 읽음 (재고: 1) -- 문제 발생 지점
- A가 재고를 1 감소시키고 저장 (재고: 0)
- B가 재고를 1 감소시키고 저장 (재고: 0)
경우의 수와 직렬화 가능성(Serializability)
트랜잭션이 복잡할수록 가능한 인터리빙의 경우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n \times m)! / (m!)^n$). 데이터베이스는 이 수많은 경우의 수 중, 결과가 순차적으로 실행한 것과 동일한(Serializable) 스케줄만을 허용해야 합니다. 이를 강제하는 것이 바로 Locking과 Timestamp Ordering 기법입니다.
2025 트렌드: 락(Lock) 없는 동시성 제어의 시대
전통적인 Locking 방식(2PL)은 대기 시간이 길어 성능 저하의 주범이었습니다. 2025년의 데이터베이스 트렌드는 "락을 걸지 않고도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MVCC (Multi-Version Concurrency Control)
MySQL(InnoDB)와 PostgreSQL은 MVCC를 통해, 읽기 작업은 락을 걸지 않고도 일관된 데이터를 읽게 해줍니다(Non-locking Consistent Read). 데이터를 덮어쓰는 대신 새로운 버전을 생성하여, 읽는 쪽과 쓰는 쪽이 서로를 방해하지 않게 하는 기술입니다. 이는 고성능 웹 서비스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MSA 환경과 분산 락(Distributed Lock)
모놀리식 환경에서는 DB 락으로 충분했지만, 마이크로서비스(MSA) 환경에서는 여러 서버가 동시에 같은 자원에 접근합니다. 이때는 Redis(Redisson)나 Zookeeper를 활용한 분산 락을 구현하여, 애플리케이션 레벨에서 동시성을 제어해야 합니다.
실무 적용 방안: 비관적 락 vs 낙관적 락
실무 엔지니어는 비즈니스 로직의 특성에 따라 락 전략을 선택해야 합니다.
- 비관적 락 (Pessimistic Lock): "충돌이 빈번할 것이다"라고 가정하고 미리 DB 락을 거는 방식(
SELECT ... FOR UPDATE). 재고 차감, 포인트 사용 등 데이터 무결성이 최우선인 금전적 트랜잭션에 적합합니다. - 낙관적 락 (Optimistic Lock): "충돌이 거의 없을 것이다"라고 가정하고 락 없이 진행하되, 저장 시점에 버전(Version)을 체크하는 방식. 게시글 수정, 댓글 작성 등 성능이 중요하고 충돌 빈도가 낮은 서비스에 유리합니다. 애플리케이션 레벨에서 재시도(Retry) 로직 구현이 필수입니다.
전문가 제언 (Expert Insight)
💡 Backend Architect's Note
기술 도입 시 팁: 무조건적인 락 사용은 데드락(Deadlock)의 지름길입니다. 트랜잭션의 범위를 최소화하고, 락 획득 순서를 일관되게 유지하십시오. 특히 고성능이 필요한 경우, DB 락 대신 Redis의 Atomic 연산(INCR, DECR)을 활용하여 재고를 관리하고, DB에는 비동기로 반영하는 전략(Write-Behind)을 고려해 볼 만합니다.
미래 전망: 앞으로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DB(Aurora 등)가 제공하는 Serverless 트랜잭션 관리 기능이 발전하여, 개발자가 직접 락을 관리하는 부담이 줄어들 것입니다. 하지만 그 내부 원리인 직렬성(Serializability) 이론을 이해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결론: 성능과 안정성 사이의 줄타기
동시성 제어는 시스템의 처리량(Throughput)과 데이터 정합성(Consistency) 사이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를 조율하는 예술입니다. 인터리빙의 원리를 이해하고, 비즈니스 상황에 맞춰 비관적 락, 낙관적 락, 분산 락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이야말로 백엔드 엔지니어의 핵심 역량입니다. 2025년의 복잡한 분산 환경에서도 기본 원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십시오.